못 생긴 파스타
Posted 2025. 8.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두어 주 전에 아내가 파스타를 했는데, 이것저것 들어간 게 정체가 불명확하고 다소 애매해 보이는 모양새였다. 바닥에서 중심을 이루는 건 칼로 썬 수제비처럼 넙대대하고 납작한 파스타면이었고, 마늘이나 오징어처럼 생긴 귀처럼 보이는 면도 들어가고, 미트볼까지 찬조출연한 게 듣도 보도 못한 조합이었다.
이 파스타의 탄생에 기여한 건 처제인데, 한 달 전쯤 처가 형제들이 모였을 때 파스타면을 몇 개 주었더랬다. 일반적인 스파게티면이나 펜네 정도가 아니라 하나 같이 개성 있게 생긴 것들인데, 읽기 어렵지 않지만 자음과 모음이 많아 수선스런 이탈리아어로 된 애들이었다. 모양이나 이름이야 어떻든, 이 면들이 맛과 함께 보는 재미도 선사해 주었다.
그건 그렇고, 파스타가 주식인 이탈리아 사람들은 건면보다 생면을 좋아한다는데, 일종의 자가제면과 손밋에 대한 신뢰일 것이다. 우리야 주식이 아니니 쉬 구별하지 못하고, 다양한 파스타 면보다는 어쩌면 소스나 토핑에 더 무게를 두는지 모르겠다. 사실 3년 전 로마에서 먹었던 생면 파스타(10/27/22)도 우리 입맛과는 달라 당황한 적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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