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가린 길
Posted 2011. 9.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남한산성 수어장대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려는데, 팻말에 앉은 나비가 거리를 감추고
있었다. 지명이나 방향을 가리기엔 제 몸이 조금 적어 만만한 숫자 위에 앉은 것 같았다.
그깟 거리가 뭐 중요하냐며 그냥 둘이 이야기꽃 피우면서 걷다 보면 북문이 나올 거라
말 거는 것 같았다. 거리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 같다. 잠시 후
내 앞으로 날아와 두어 번 날개 재롱을 보여주곤 웃으면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새 달, 새 계절이 시작된다. 이것저것, 여기저기 산만하고 분주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꾸준히 타박타박 걸어가다 보면 "한 걸음 한 걸음이 도착이다"고 했던 드니즈 레버토프
(Denise Levertov)의 시처럼 살아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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