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Posted 2012. 3.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가끔 크고 두꺼운 줄기를 싹둑 가지치기한 나무들이 눈에 띈다. 자르지 않고 그냥 두었더라면
계속 가지를 뻗으면서 잎을 냈겠지만, 그러면 주변의 수많은 나무들 가운데 하나로 특별한 인상을
주진 못했을 것이다. 아프지만 잘리고 나면 다시 그 자리에서 실핏줄 같은 새 가지가 생기면서
주변 나무들과는 다른 느낌과 인상으로 부각된다.
두물머리에서 이런 나무를 본 적이 있는데, 길상사 경내에도 이런 나무가 두세 그루 보였다.
정원사가 아무 나무나 손을 대진 않았을 것이다. 나무가 서 있는 위치, 크기, 수종 등을 두루 고려한
다음 잘려진 곳에서 새로 생길 가지까지 내다보면서 대상을 고르고, 세심하게 작업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마 그럴 것 같다.^^
한 눈에 멋진 나무임을 직감할 수 있는 이 나무는 이리저리 옮겨가며 찍어도 역시 눈으로 본
감동을 담아내진 못했다. 허접한 이 사진보다 훨씬 괜찮으니 시간 날 때 길상사 나들이 하면서
확인해 보시라. 그 중 오른쪽으로 뻗은 가지들이 봄이 곧 오려는지 힘차게 두 팔 벌리며 으랏차차
기지개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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