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촐한 밥상
Posted 2014. 5.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월초 이틀간 족자 테이블(Jogja Table, 12/14/12)이 오늘날 캠퍼스와 젊은이들에게 전해야 할 복음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내부 포럼이 가평 설악예수마을에서 열렸는데, 세 끼 식사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와그너 사역연구원 식당에서 먹어야 했다. 한 끼에 5천원, 밥과 국에 서너 가지 찬이 나오는 단출하면서 조촐한 식사였다.
안에서도 그렇지만, 밖에 나가면 일단 밥이 맛있어야 입과 일이 술술 풀리는 법이다. 포럼이 열린 장소가 주위에 식당이라곤 없는 산골에 있는데다가, 우리가 빌린 곳은 시설은 좋은데 회의와 숙박 그리고 간식은 가능하지만 조리는 못 하게 돼 있어 어쩔 수 없이 끼니때마다 잠시 걸어 내려갔다가 올라와야 했다.
산골에서 먹는 밥치곤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았는데, 세 번 먹는 동안 쑥국과 미역국, 콩나물국이 나왔다. 국맛이 입에 잘 맞아 쑥국과 콩나물국은 한 번씩 더 갖다 먹었다.^^ 밥은 남들보다 조금 적게(2/3에서 3/4 정도) 뜨고, 김치 역시 남들이 담는 1/3 정도만 담고, 대신 다른 반찬은 조금 넉넉히 담아오는 게 내 스타일이다. 이런 데선 거의 구경하기 힘든 두툼한 계란말이가 나와 일곱여덟 개는 갖다 먹은 것 같다.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는데, 우리가 모인 장소에서 전날까지 사흘간 열렸던 방콕 포럼 참가자들이 우리를 위해 쵸콜렛과 과일, 찐감자, 컵라면 등을 넉넉히 두고 가서 24시간 머무는 동안 말도 많이 했지만, 들어가는 것도 적지 않았다.^^ 게다가 바리스타급 참가자가 커피 도구를 가져와 원두를 갈고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는 통에 이런 데 오면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맥심과 다른 차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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