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찜 벙개와 간장게장
Posted 2025. 8. 1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주말 오후 JPss네서 월요일에 게찜 벙개를 하자는 연락이 왔다. 게 선물을 받았는데, 둘이 처리할 양이 아니라며 부른 것이다. 게는 핑계고, 두 집 다 데리고 살던 딸을 이사/유학으로 내보낸 허전한 마음을 채우자는 것이었다. 불감청에 고소원(不敢請 固所願)이 아닐 수 없었다. 만남만으로도 좋은 사이에 맛난 식재료가, 그것도 게찜 파티라니!
암케는 아니고 수케들이어서 맛이 어떨지 모르겠다며 커다란 접시에 수북히 담아 내온 게찜은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숟가락이 게 크기를 짐작케 하는데, 게딱지부터 게다리까지 넷이서 정신없이 먹어댔다. 아내와 JP는 가위로 잘라가며 살을 쏙쏙 파먹었고, 인내심이 부족한 나는 숟가락으로 샅샅이 떠먹은 후 게다리는 그냥 씹으면서 아작냈다.
마무리는 오이 소박이 국수를 냈는데, 숙성시킨 시뻘건 국물에 적신 국수도 일품이었다. 산책 후 돌아가려는데 락앤락 박스를 건넸다. 직접 담군 간장게장까지 안겨준 것이다. 두 달 전 발목을 다쳐 깁스를 하고, 사나흘 전엔 보스턴에 채윤이를 보내는 정신없는 와중에 푸짐한 식사와 선물까지 마련했으니, 이 무슨 복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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