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선물
Posted 2016. 2.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내겐 3년이고, 아내에겐 2년 후배인 모교회 대학부 여자 후배 둘(12/9/13)이 있는데, 지난 번엔 은주가 와인을 보내더니만(5/6/14), 이번엔 경자가 보내 왔다. 사연인즉슨, 음식 잘하고 성격도 좋아 모임의 감초 역할을 하는 경자가 맛있는 낙지젓갈을 알게 됐다며 언니들에게 한통씩 사라고 해서 주문했더니만, 젓갈 - 진짜 맛있다 - 과 함께 집에 있던 와인 세 병을 함께 보내온 것이다. 웬열!
자기넨 마시는 사람이 없다며 택배 보내면서 함께 부친 건데, 이게 주당들도 쉽지 않은 선물이란 건 내남이 아는 바다. 졸지에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선물을 받은 셈인데, 이러다가 실상은 와인 한 잔 마시면 금세 불콰해지면서도 자칫 와인홀릭(wineholic)으로 잘못 알려질지 모르겠다.^^ 그저 와인 그 자체보다도 언니오빠를 생각해 주는 게 귀엽고^^, 고맙다. 뜻을 가상히 헤아려 한두 잔 마시고 잠에 떨어지더라도 잘 마셔주마.^^
왼쪽은 마주앙 비슷하게 두레앙이라 이름 붙인 국내산인데, 거봉으로 만들었나 보다. 나머지 둘은 칠레산인데, 1865는 이번에 처음 마시게 됐지만, 웬만한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많이 보이는 브랜드다. 와인 이름은 대개 꼬부랑 글자로 발음하기 어렵게 이름 붙이는 것과 달리 연도 표시 숫지 4개로 돼 있어 마셔보진 않았어도 눈에 익어 기억하고 있다.
1865년에 설립된 산페드로(San Pedro) 와이너리에서 레이블을 따 왔다는데, 검색해 보니 골퍼들이 특히 애호하는 와인이라고 한다. 18홀인 골프 코스를 환상의 스코어인 65타(7언더쯤)로 치자는 의미에서 인기라는데, 글쎄, 프로들도 치기 어려운 이 꿈의 스코어를 기분으로나마 달성하자는 의미인가 보다.^^ 2009년산에 14도라 조금 쎄서 몇 잔 마시면 꿈속에서라도 필드를 주름 잡는 기분파들을 위한 와인이라면 말이 되겠다.
발레 안디노(Valle Andino)는 스페인어로 안데스 계곡이란 뜻이라는데, 이 동네 이름을 당당하게 내건 걸 보니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나 보다. 우리가 받은 건 칠레 와인의 대표 품종인 까르메네레(Carmenere) 2008년산인데, 1865도 같은 품종이다. 레드 와인 품종으론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쉬라즈, 피노 누아 등만 들어봤는데, 독특한 풍종이 맛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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