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으로 펴서 보라색으로 진다
Posted 2017. 5.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5월이 시작되는 날 모락산엔 4월을 수놓고 빛내던 봄꽃들이 죄다 지고 신록이 한창이었다.
그래도 혹시 높은 곳엔 진달래 흔적이 남아 있을지 몰라 유심히 살폈는데, 정상부에 있는 나무
몇 그루에 시들어가는 몇몇 송이를 빼곤 다 뚝뚝 땅에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땅에 떨어진 진달래가
나무에 달려 있을 때와 색이 달랐다. 분홍색이던 게 보라색이 되어 있었다.
4월에 폈다 얼마 안 돼 떨어진 진달래는 연분홍이던 게 진분홍이 되는데, 늦게까지 남아 있다가
떨어진 꽃들은 색이 더 진해져 보라색이 되어 있었다. 분홍이 이들에게 생성기와 전성기 색이라면
보라는 소멸기 색인 셈이다. 나무에 달려 있던 분홍색 꽃들 만큼은 아니어도, 땅에 떨어져 색이
변해 가는 보라색 진달래 꽃잎들도 처연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