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소리길 11가지 풍경(10) - 열매들
Posted 2013. 11. 2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11월 물소리길엔 단풍과 낙엽만 있었던 게 아니라 열매들도 있었다. 열매 중 대표 선수는 역시 곡식들. 수수는 아직 거두어 들이지 않아 담장 위로 삐죽 내밀 정도로 키가 컸고, 이미 수확한 콩은 다발로 묶여 볕 좋은 담벼락 아래에서 말라가고 있었다. 껍질 안엔 백태가 있을지 서리태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수수밥 먹어본 지도 제법 된 것 같다.
늙은 호박은 너무 흔해서 일일이 거두어 들이지 않은 듯, 여기저기 그냥 남아 있는 데가 많았다. 크기가 상당해서 따서 들고 가는 것도 일이겠다. 어느집 담을 지나가는데, 아내가 저거 뭔지 아느냐며 걸음을 멈춰 세웠다. 바로는 안 보여 사이사이로 보니 호박도 아니고 오이도 아닌 놈이 길쭉하니 아래로 달려 있다. 수세미란다. 기침이나 기관지, 천식에 좋다고 하고, 말려서 천연 수세미로 쓰는 걸 본 적이 있어 귀에 익숙한 이름이 됐다.
열매 하면 곡식이나 채소보다는 과일이나 나무가 먼저 떠오르는데, 빨간 구기자들이 한아름 달려 있는 나무는 키가 크지 않아 다가가서 살펴보기 편했다. 그러고보니 씨 자(子) 자가 들어간 이름이 오미자, 결명자, 복분자, 유자, 흑임자 등 제법 된다. 각각 어떻게 생긴 애들인지는 한참 들여다보며 공부해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
포도 송이보다는 훨씬 작은 까만 열매가 눈에 띄길래 찍어둔 이 나무는 이름도 재밌는 까마중이다. 예전 같았으면 제대로 검색하지 못해 이름 찾는 데 애를 많이 먹었을 텐데, 지난 번 란타나 이름 알아내는 방식으로 이리저리 해 보니 거의 비슷한 이미지를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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