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한창
Posted 2012. 4.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겨우내 그리도 연두와 초록을 그리워하게 하더니, 갑자기 찾아온 봄은 며칠 사이로
준비한 것들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있다. 노란 개나리, 하얀 벚꽃이 만발하더니만 요즘
산엔 분홍 진달래가 한창이고 지천이다.
능선을 따라 화사하게 피어올라 온 산을 분홍으로 물들이는 것도 볼만 하지만, 사실
진달래가 예뻐 보이는 건 급하게 한번에 다 피어오르지 않고 마치 하루에 한 송이씩 망울을
터트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연두와 분홍이 공존하는 요즘 산길 풍경은 분홍만 많거나 반대로 연두와 초록 일색일
때보다 훨씬 예뻐보인다. 둘 중 어느 하나가 독점하거나 과점했다면 이런 앙상블은 빚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내 눈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풍경이 좀 더 아름다워 보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가까이 다가가서 대상을 확대해 보는 재미도 있다. 이런! 우리는 누가 우리를 빤히
쳐다보면 볼이 발그스래해지지만, 진달래는 예쁘고 고운 분홍 나비뺨에 까만 점이 마치
땀처럼 송송 맺히는군. 걸음을 멈추고 내려온 길을 돌아보니 진달래도 나처럼 봄날이
선물한 흥에 겨웠는지 수줍은 줄도 모른 채 내 뒤를 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점심 때 다시 산길을 찾는다면 진달래와 벚꽃은 꽃잎을 많이 떨어뜨렸을 것 같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래저래 봄날은 짧다. 물론 그래도 봄꽃들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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