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휴식
Posted 2011. 5.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잠시 단잠을 청하는 사람들이다. 대개 정상 근처 나무밑 평평하고 그늘진 곳이라면
이들에게 안성맞춤.
이들의 머리맡에는 대개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시원한 것이 놓여 있고, 약속이나 한 듯이
무거운 등산화는 벗고, 모자로 머리를 반쯤 덮고 있다. 게다가 습관처럼 팔짱들을 끼고 있다.
이들의 좋은 친구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신문지나 넓적바위. 지난주 토요일 예봉산에서
이런 풍경 많이 볼 수 있었다.
작년 4월 사패산 정상 근처 작은 나무밑 그늘을 용케 차지하고 같은 포즈로 잠을 청하고
있는 이는 햇볕의 움직임에 따라 몸을 뒤척여야 했을 것이다. 역시 작년 5월 검단산 중턱의
벤치도 누군가의 지친 몸을 누이기엔 딱이었나보다.
어디 산뿐이고, 우리만 그러랴. 작년 7월 시카고 시내 작은 공원의 두 명 앉으면 딱일
벤치에 키 큰 이가 오후 한때를 푹 쉬고 있었다. 팔걸이는 발걸이가 되어주고, 방향을 잘
잡아서 화단 철책도 요긴하게 사용됐다.
밤 10시가 넘은 지하철은 하루의 피곤을 잠시 잊으려는 듯한 이들이 제법 됐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런듯, 우리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 그대로 연출됐다.
대충 기대고 눈 감고 주머니에 손 넣고 있지만 나름 포스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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