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틈새
Posted 2012. 2.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20분 조금 넘게 걸려 모락산 사인암에 오르면 눈앞에 보이는 크고 멋진 바위가 있는데,
처음엔 여기가 사인암인 줄 알았다. 나중에 보니 거의 같은 높이의 바위가 10미터쯤 옆에
있는데, 알고보니 그게 사인암이었다.
사인암에서는 과천과 안양 방향으로 관악산과 수리산 그리고 남산과 멀리 북한산 줄기가
보이는데, 이웃 사촌인 이 바위에서는 판교와 수원 방향으로 백운산과 바라산이 보인다.
어쨌든 이 바위도 크고 멋져 어떤 때는 둘 다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도 한다.
하도 많이 봤던 터라 새삼 무에 특별할 게 있으랴 했는데, 가만 보니 바위가 하나가
아니라 몇 개가 모여 있었다. 그리고 큰 바위들 사이로 깊이 틈새가 나 있었다.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였다. 사진으로는 작게 보이지만 틈새 길이가 족히 1미터는 넘는다.
그 틈새에서 조금 아래로 오면 그보다 작은 틉새가 하나 더 있다. 바위 반대쪽에서 보면
또 다른 틈새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산 중간 꼭대기의 큰 바위들 사이에 틈새가 벌어져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러고보니 큰 바위들은 멀리서 볼 때와는 다르게 매끈하기만 한 게 아니라 옆으로,
위아래로 주름이 가 있는 게 많았다. 어떤 건 조금 깊이 파이고, 주위가 조금 떨어져 나가
움푹 파인 곳도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아주 조금씩 조금씩 형성된 것들일 게다.
틈새가 있어도 워낙 크고 단단한 바위라 안전엔 거의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면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더 커진 멋진 틈새나 달라진 모양으로 어느 등산객의 눈에 다시 띄어 사랑을
받을지 누가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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