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취향
Posted 2010. 8. 26. 12:01,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I'm wandering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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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금 양일간 로즈마리가 기원이를 데리고 일산 처가집을 다녀왔다. 금요일 밤 늦게 도착해 늦잠을 자고 받은 토요일 점심상. 한 번에 다 만든 건 아닐 거고, 무채랑 감자조림은 냉장고에 있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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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다보니 올 여름 휴가는 몰아서 쓰지 못하고 이삼일씩 나눠 쓰고 있는데, 어제 하루 쉬고 출근했더니 책상 위에 알라딘 상자가 놓여 있다. 그 전 날 주문한 게 왔던 모양이다.
책과 함께 온 각종 사은품 꾸러민데, 여름 휴가철 마케팅인가 보다. (결단코 이런 덤 땜에 산 게 아님을 이 연사, 힘 주어 밝혀두는 바입니다~^^) 이 가운데 클릭하기 전에 눈에 들어온 건 물/비빔 둥지냉면 세트였다. 물병에 든 생수는 산에 갈 때 배낭에 넣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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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격주 수요일 저녁에 스터디 모임을 갖고 있는데, 어제는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임 전에 대치동에 있는 금수복국에서 저녁을 함께 했는데, 메뉴는 밀복 정식과 복불고기 정식.
식사 후에 보니 카운터 옆에 물 좋은 복어들과 굴이 놀고 있었다. 아주 크지도 작지도 않은 녀석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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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진 9월호에 실릴 글인데, 원래는 매달 눈에 띄는 책을 한 권씩 소개하는 코너지만, 이번 달엔 조금 스타일을 달리해 보았다. 부제는 <나무를 모으고 거기에 불 지피기>이다. 아래 그림은 시카고 거리에서 본 어떤 공연 포스터를 파워포인트로 흉내내 본 것이다. 몇몇 저자들의 사진을 하단에 첨가해 프리젠테이션 하면 시선 끌 것 같다.
7월초에 7년 만에 미국 코스타(KOSTA) 대회에 다녀왔다. 올해로 150주년을 맞은 시카고 근교의 휘튼 대학(빌리 그래함 목사의 모교)에서 열린 이 대회는 벌써 25주년이 되었다. 대회 기간 중 사흘간 오전 시간 끝부분에 강사 세 분이 참가자들에게 추천하는 책 소개 시간이 있었다. 한 분이 서너 권씩 소개하면서 공교롭게도 한 저자가 쓴 책을 공통적으로 추천했는데, 추천 이유가 재미있었다:
● 첫째 날 -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신약학자요 바울 신학의 거장이 쓴 책, 정말 좋아요.
● 둘째 날 - 어제 책 소개해 주신 목사님이 소개 안 하신 게 있는데, 이 분의 책은 좋지만 강의는 어렵답니다(폭소).
● 셋째 날 - 어제 그제 두 목사님이 간과하신 게 있는데, 이 분의 강의도 어렵지만 사실 책도 술술 읽히지는 않는답니다(다들 옆사람 바라보며 쓰러지고 난리 남). 그런데 이런 게 좋은 책이에요.
뜨거운 인두 같은 한 문장
솔깃한 제목과 화려한 디자인으로 일단 시선을 끄는 요즘 책들에 비하자면 쉽게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손에 잡힐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신학자의 책을 어떻게든 읽혀보려고, 그 가치를 전달하려는 강사들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릴레이 추천 덕에 준비된 책들이 동이 났다고 한다.
이번에 내가 인도한 세미나 제목은 <마음에 남는 한 문장을 찾아서 - How to Develop Reading Lifestyle>. 책 소개 강사들도 그랬고, 나도 평소에 청년들에게 선정적인 책 제목에 낚이지 말라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제목에 낚여 찾아 온 이도 몇 있는 것 같았다.^^ 이 말은 존 파이퍼(John Piper)가 한 말이다:
많은 책들을 읽는 것은 나무를 한 곳으로 모으는 것과 같지만, 거기에 불을 지르는 것은 단 하나의 문장이다. 마음에 남는 지울 수 없는 흔적은 여러 페이지를 마음자리에 태워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불을 지펴 벌겋게 달궈놓으신 뜨거운 인두 같은 한 문장으로 선명하게 찍히게 된다. - 『묵상』 서문
그러고 보면 독서에는 나무를 모으는 것과 불을 지피는 것 둘 다 필요하다. 간혹 청년들 가운데 꼭 읽어야 할 책 한두 권만 찍어달라는 친구들이 있는데, 공부나 직장생활 등 바쁜 사정이 이해는 되지만, 너무 지름길만 찾거나 남이 추려놓은 다이제스트 방식에만 익숙하면 모름지기 은혜를 자급자족하기 어려운 법이다. 지금이야 떠먹여 줄 수 있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좀 힘들고 시간이 걸리긴 해도 스스로 나무를 모아 버릇해야 나중에 불을 지필 수 있다. 물론 나무만 열심히 모으고 불을 안 지피면 그 또한 아무 소용없는 일일 것이다.
‘뜨거운 인두 같은 한 문장’은 일부러 억지로 열심히 찾을 필요 없고, 그런다고 쉽게 찾아지는 것도 아니다. 좋은 저자들을 알아가고, 그들이 쓴 양서들을 습관처럼 지속적으로 읽어가다 보면 어느 날 어느 순간, 불현듯 필(Feel)이 오고 스파크(Spark)가 일어날 것이다(이런 걸 감동과 은혜라고 하던가).
이번 코스타 강의는 독서 방법론보다 중요한 저자들(Essential Authors)과 떠오르는 저자들(Emerging Writers)을 두루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석박사 과정의 총명한 유학생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나무를 보기 전에 전체 숲을 한 번 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에서였다. 내 개인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존 스토트(John Stott)의 책들부터 이제 막 피어오르는 박총까지 20여 명의 저자들과 대표작들을 소개했다.
존 아저씨를 위시해 C. S. 루이스, 폴 투르니에, 마틴 로이드 존스, 제임스 패커, 고든 맥도날드, 유진 피터슨, 필립 얀시, 마르바 던, 폴 스티븐스, 로버트 뱅크스, 헨리 나우웬과 송인규, 강준민 등을 전자로, 마크 놀, 브라이언 맥클라렌, N. T. 라이트와 김두식, 김영봉, 김기현, 박총, 양희송(아직 책을 내진 않았다)을 후자의 대표 주자들로 꼽았다. 이들의 책은 문장과 사상에서 배우고 건질 게 많아 책값이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음에 남는 뜨거운 인두 같은 한 문장을 발견할 가능성이 큰 저자들이라고 통크게 점찍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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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 년 가까이 주말 고정 스케줄이 하나 생겼다. 토요일 저녁이나 주일 저녁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들과 사우나에 갔다가 감자탕을 먹는 일이다. 사우나가 메인이고 감자탕이 부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구분이 잘 안 되지만, 아무튼 꼼짝없이 두 시간여를 여기에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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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서점에 나갈 일이 거의 없다. 필요한 책은 인터넷 서점을 통해 사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책을 사기 전엔 아무리 안 가도 한 달에 한 번은 서점 나들이를 하곤 했는데, 이젠 다른 일로 시내에 나갔다가 근처에 서점이 있으면 잠시 둘러보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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