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8 - 비현실적인 풍경들 1
Posted 2023. 12. 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한 TV 프로에서 유시민 씨가 어렸을 때 경주는 온통 고분 투성이라 친구들과 그 위에 올라가 놀고 지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과연 그럴까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았다. 경주 시내 전체를 다닌 건 아니지만, 신경주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버스 창가에서, 그리고 아침 산책길에서, 숙소로 오가는 길엔 고분들이 참 많았다. 마치 능과 함께 사는 도시 같았다.
게다가 그 크기가 예상했단 것보다 훨씬 커서 놀랐다. 서울 근교에도 조선 시대 능이 있지만, 신라 시대 능은 그 수와 크기에서 압도적이었다. 아침과 낮 풍경도 좋지만, 밤엔 능 주변에 조명 장치를 은은하게 해서 분위기가 참 좋았다. 우리가 갔던 지난주 월요일은 마침 보름날이어서 보름달이 떴는데, 그래서 더 환히 비쳐 좋았을지 모르겠다.
걷는 사이에 보름달도 함께 이동하더니만, 이내 나무 사이로 숨었다. 잠시 멈춰서서 나무 중앙으로 달이 보일 때 두어 장 찍었다. 이건 너무 비현실적이고 압도적인 풍경이다. 인간계가 아닌 우주라 해도 믿어질 것 같았다. 아무때나 갈 수 있는 경주지만, 우연히 잘 맞춰와서 횡재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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