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시계
Posted 2016. 11.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들기름을 짜려 동네 상가 지하에 있는 방앗간에 갔는데 타이어 사이에 끼우고 갈고리로 걸어놓은
시계가 눈에 띄었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때 개업해 선물로 받은 건데, 22년째 째깍거린다고 했다.
타이어 회사 다니는 이들이 심심풀이로 미니 타이어 안에 재떨이라든지 온갖 것을 넣어 지인에게
선물하는 거라는데, 이런 시계는 처음 봤다. 타이어처럼 지치지 않고 달려 번창하라는 의미일까.
앞에 호두로 기름 짜는 공정이 진행중이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그 동안 갈아 끼운
건전지만도 꽤 되겠다 하니, 키가 훤칠한 주인장이 40대에 잠깐 기름 장사한다고 들어온 게 60대가
되도록 하고 있다며 허허 웃는다. 참기름과 들기름, 마른 고추도 팔고, 고추 가루도 빻아 주는데,
간간이 손님이 있다.
시골에서 kg에 8천원씩 사 온 들깨를 씻어 가면 기계에 돌려가며 볶고 압착기에 넣어 기름 짜 주는
공임으로 5kg에 만3천원을 받는데, 10kg를 갖고 가니 생수병으로 2통 하고 조금 더 나왔다. 생수 페트병은
보통 기름병으로 쓰는 소주병으로 5병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래저래 제법 돈과 시간과 정성이 들었지만,
우리가 다 먹을 건 아니고, 동생네와 내년 봄에 올 누이에게도 나눠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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