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봄기운
Posted 2025. 3.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우리집 춘삼월은 구름과 함께 찾아 온듯 싶다. 삼월 초에도 눈이 제법 내려 갑자기 설산 풍경을 만들더니만, 다음날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봄기운을 실어 왔다. 창밖 풍경도 식탁에서 바라보는 눈 덮인 예봉산 줄기는 아직 한겨울 같고, 거실쪽 베란다에서 보이는 이성산은 해가 넘어가기 전 구름 위에서 하늘을 호령하고 있었다.
산줄기를 하얗게 덮은 눈은 산세를 또렷하게 드러내, 평소엔 잘 보이지 않던 산길들을 드러낸다. 이 동네 살면서 검단산 다음으로 많이 간 데가 팔당대교 지나 서 있는 저 산 예봉산(683m), 예빈산(590m)인지라, 바라보는 동안 산길 곳곳을 걷던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다. 험하지도, 크게 어렵지도 않은 산인데, 여름 산행에선 계속되는 계단들이 땀개나 흘리게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약수터에 물 뜨러 갔다가 마음 내키면 한 시간 반 정도 가벼운 산행을 할 수 있는 이성산(202m)은 그야말로 동네산이어서 배낭도 매지 않고 등산화를 신지 않고도 훌쩍 한 바퀴 돌다 오는 산책 코스로 딱이다. 예봉산이건 이성산이건 일단 차로 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그냥 걸어갔다 올 수 있는 검단산(657m)을 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겨우내 중단했던 산행도 슬슬 기지개를 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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