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끄 엘룰 포럼
Posted 2016. 3. 28.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토요일 아침부터 다섯 시간 짜리 엘룰 포럼이 한남동 톨릭스 카페에서 열렸다. 자끄 엘룰(Jacques Ellul, 1912-1994)은 와인 산지로 유명한 보르도 대학에서 오랫동안 가르친 프랑스 법사회학자로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 『뒤틀려진 기독교』 등 수십여 권의 저서를 남긴 신학자와 철학자로 알려진 저술가이다.
엘룰은 영미권 인물이 아닌데다, 독일도 아닌 프랑스 개신교 사상가인지라 80년대 후반부터 몇 권의 책이 번역되면서 잠깐 알려졌다가 이내 잊혀졌는데, 그의 책을 꾸준히 읽고 연구하는 엘륄협회도 생기고, 대장간 출판사에서 프랑스어 원본과 대조하면서 뚝심 있게 수십 권을 번역해 출간하면서 다시 알려지고 읽히는 것 같다. 판본에 따라 쟈크 엘룰, 자끄 엘룰로도 불리는데, 정본 격인 대장간 판은 자끄 엘륄로 옮기고 있다.
이날 포럼은 이 행사를 함께 준비한 G & M 재단의 오디오북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에서 한 부분을 듣고, 박동렬 교수(서울대, 협회 회장), 배용하 대표(도서출판 대장간), 김치수 목사(시냇가맑은교회), 이상민 선생(여의도여고) 등 한국자끄엘륄협회에서 그의 사상 전반을 소개하고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3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엘륄 연구자, 전문가가 한두 사람이 아니란 것도 반가웠고, 이들의 수고를 통해 엘륄의 작품과 사상이 좀 더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될듯 싶었다. 프랑스 대사를 역임한 이시영 장로를 비롯해 박흥식(서울대 서양사학), 권영준(경희대 경영학) 교수, 그리고 엘륄을 읽고 영향을 받아온 목회자 몇 명이 자리를 함께하면서 의견을 개진했다.
한 달 전쯤 포럼이 있다는 말을 듣고 내 책꽂이에 엘륄 책이 있나 살펴봤더니, 일단 두 권이 눈에 띄었다. 87년에 두란노에서 나온 『정치』와 92년에 한국로고스연구원에서 나온 『도시』인데, 둘 다 흥미롭게 읽었던지 밑줄이 많이 그어져 있었다. 독특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즐겨 읽진 않았는데, 쉽게 와 닿지 않고 조금 어려운 대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광은이 쓴 입문서를 먼저 읽고, F. 호뇽(Frédéric Rognon)이 썼다는 평전 『자끄 엘륄, 대화의 사상』(대장간, 2011)도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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