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가 걸린 식당
Posted 2024. 1.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JPss네랑 만날 땐 분당에 있는 두부집을 종종 간다. 나물비빔밥이 나오는 순두부나 청국장, 한여름엔 진한 콩국수가 맛있는 집이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이 식당은 음식 철학을 적어 놓은 칠판이며, 장작을 때는 난로에 메주를 걸어놓은 것까지 분당답지 않게 제법 옛날 분위기가 나서 앉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입이 즐거워지는 맛집이다.
두부집답게 식당 여기저기 메주를 걸어놓았는데, 시골도 아닌 데서 메주를 걸어놓는 식당은 이제 찾기 힘들어졌다. 어렸을 때, 가마솥에 콩을 삶아 네모난 메주를 빚고, 방안에 말릴 때면 쿰쿰하고 퀘퀘한 냄새가 고약했는데, 이젠 일부러 찾아 보고 싶은 그리움이 됐다.
하긴 메주가 뭔지, 두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간장과 고추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크고 작은 놋주발들과 떡시루도 반갑고, 옛날 겨울이면 손에 김을 호호 불어가며 추위를 이겨야 했던 아궁이에서 갓 지은 밥을 담아와서 뜨끈한 이불 아래 보온하던 스덴 밥통도 정말 오랜만에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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