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고, 감고, 잠그고, 묶고, 박고
Posted 2014. 5.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바위길이나 낭떠러지 길 옆에 밧줄이 설치돼 있는 걸 보게 된다. 밧줄만 있는 경우도 있고,
나무 기둥을 일정 간격으로 세워 밧줄을 팽팽하게 만들어 일종의 펜스 역할을 하게
한 곳도 많다.
어느덧 흔한 풍경이 된지라 무심코 지나다니다가 좌우의 밧줄이 연결된 부분에 시선이
갔다. 꼬아 만든 밧줄을 두꺼운 테이프로 여러 겹 돌려 감아 고정시킨 다음 양쪽을 커다란
철제 자물쇠 볼트로 꽉 고정시켜 풀리지 않게 해 놓았다. 이렇게 감고 조인 데는 중간 부분에
있는 곳도 있지만, 대개는 힘을 받게 하려고 지면과 가까운 끝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
밧줄만 아니라 철제 링크 등을 연결해 지면 깊숙이 박아 놓기도 하는데, 두꺼운 밧줄이
쉬 풀리거나 끊어지지 않도록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해 놓은 거다. 새삼 이런 걸 생각해
내고,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고가 느껴진다. 밧줄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은 심리적으로도
큰 차이를 느끼게 하는데, 이런 곳에서 밧줄을 잡거나 당겼을 때 느껴지는 팽팽한 힘과
긴장이 다 이런 수고 덕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런 밧줄은 끝을 어떻게 고정시키는 걸까? 그냥 못 박듯이 했다가는 중간에서 당기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뽑힐 게 자명한데, 보통은 중간중간에 있는 나무 기둥 고정시킬 때처럼
콘크리트 원기둥이나 사각기둥을 만든 다음 그 안에 끝부분을 박아 고정시킨 다음 통째로
땅속에 묻는다. 간혹 시간이 지나면서 기초가 약해지거나 힘을 견디지 못해 땅밖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도 웬만해선 끊어지거나 부러지진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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