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sonville Catalina Bay
Posted 2019. 6. 1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5월의 뉴질랜드는 해가 짧았다. 여러 번 갔던 11월의 뉴질랜드는 8시 지나서도 밖이 어둡지 않고, 9시 어간까지 어스름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는데, 처음 와 본 5월 말의 오클랜드는 5시가 지나면서 슬슬 어둑해지기 시작해 6시면 깜깜해지는 늦가을 날씨였다. 이틀간 머무는 짧은 일정을 개척 캠프와 오후의 주일예배까지 얼추 마치면서 준식이가 저녁식사 전까지 그래도 잠깐이라도 바닷 바람을 쐬자며 웨스트 오클랜드로 데려갔다.
그 동안 오클랜드 이곳저곳을 많이 봤지만 서부는 거의 처음 보는 셈이었는데, 자기가 운영하는 Blacksmith란 블라인드 회사를 잠깐 보여주고는 홉슨빌에 있는 카탈리나 베이로 차를 몰았다. 5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 벌써 어둑어둑해 해안가 워킹 보드를 잠시 걷다가 초입에 있는 격납고 비슷하게 생긴 건물 구경을 했다. 아기 천사 그림을 한 Little Creatures Brewing에서 운영하는 맥주와 커피가 기다리고 있었다.
뉴질랜드 카페나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들어온 백묵으로 칠판에 쓴 메뉴들부터 눈에 띄는데, 지난친 호들갑이나 요란법석보다는 고객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점잖게, 은근히 유혹하는 수준이다. 그러니까 부어라 마셔라 하는 데는 아닌 것 같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앉거나 서서 가볍게 한두 잔 하는 동네였다.
아주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실내 분위기는 활기차 보였고, 나무의 나라 뉴질랜드의 길다란 목재 테이블들은 한 번 앉아 보라고, why not 이 분위기를 즐기라고 유혹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런 공간을 둘러보기만 하고 나가는 건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사진 찍으러 가는 척하면서 혼자 슬쩍 카운터에 다가가 IPA와 DPA를 청해 한 모금씩 시음만 하고, 옷매무새 만지고 표정관리하면서 입구에서 기다리는 일행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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