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젓
Posted 2021. 2.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하나로마트 수산물코너에 제주도에서 올라온 갈치속젓과 자리젓이 생선들 사이의 잘 보이는 자리에 놓여 있어 둘 중 하나를 사고 싶게 만들었다. 둘 다 안 먹어본 것들인데, 이름만 들어본 갈치속젓 대신 생판 처음 보는 오른쪽에 놓인 자리젓을 골랐다. 갈치도 맛있는 생선이지만, 자리돔으로 만든 거면 더 맛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정말 순진한 생각에, 신중하지 못한 선택이었다.^^ 어쨌든 기대감에 오픈하니 일단 곰삭은 냄새가 죽여준다. 자리돔 새끼로 만들었는지, 손가락만한 자리돔들이 천일염에 푹 젖어 삭아가고 있었다. 도시 사람에겐 밴댕이젓 같은 전혀 익숙하지 않은 지독한 생선 삭은 냄새가 진동했다. 으~ 대체 이걸 어찌 먹어야 할꼬. 낭패다!
해결사 아내가 몇 마리 꺼내 보이는 가시들을 제거한 다음 각종 양념을 넣고 살짝 무쳤다. 훅~ 하는 강렬한 냄새지만, 비주얼은 일단 조개젓 비스므리하게 보였다. 무척 짜고, 가느다란 가시인지 지느러미인지 계속 씹혔고, 씹어주었다. 못 먹을 정도는 아닌데, 아마 다시 사진 않을 것 같다. 옆에 있던 갈치속젓 사려던 생각도 접어야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