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하는 재미
Posted 2014. 9. 2.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미국 서부 도시들사는 곳, 하던 일을 잠시 떠나 여행하다 보면 신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갖게 마련이다. 멋진 풍경, 맛있는 음식, 편안한 잠자리, 마음이 맞는 사람 등이 그런 시간을 만들어 주는데 빠져서는 안 될 요소들인데, 한두 가지 더 추가할 수 있다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 내 경우엔 소소하긴 해도 시장이나 마트 구경하는 재미를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결혼하고 나서부터 조금씩 발걸음을 하게 되고, 그런 경력이 쌓이면서^^ 여행을 가서도 가능한 한 동네 시장이나 마트를 가 보곤 하는데, 딱히 뭐 살 게 있어서라기보다는 다양하게 구비된 그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나 생활상을 조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아무것도 안 사고 그냥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단 시장이나 마트라는 게, 그리 넓지 않은 공간과 반경에 색색의 다양하고 다채로운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진다. 평소 보던 익숙한 것들과는 다른 컬러, 모양새, 브랜드 디자인, 향기, 포장 방식, 단위 그리고 가격대 등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를 때가 많다.
국내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물건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한데, 약간의 호기심은 있지만 그리 과감하지 않은 성격 탓에 아무래도 익숙한 물건의 다른 종류들을 볼 때 제일 편하다. 각종 쏘스(드레싱), 잼, 커피, 과일 코너는 참새 방앗간이 되고, 산더미처럼 쌓인 아이스크림 코너나 잘 손질해 놓은 고기류나 생선 코너에선 눈 돌아가고 침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그 중에서도 비슷한 제품의 국내 가격과 제법 차이를 보이는 가격표를 만나면 한동안 얼음땡처럼 멈춰서서 심장 박동수가 올라가는데, 그때마다 공평하신 신(神)께선 얇은 지갑과 작은 가방 그리고 적절한 나이테로 지름신, 바람신의 준동을 다스리신다. 오, 부디 이번만 눈 감아주소서. 신(臣)에게는 아직 꼬부쳐 놓은 열두 장의 지폐가 남아있나이다. (위 아래 사진은 샌프란시스코 Bi-Rite의 아이스크림과 와인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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