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겨울풍경
Posted 2016. 2.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설연휴 닷새 중 넷째날이었던 설날 다음날 점심을 먹고 검단산에 올라갔다 왔다. 명절
끝날엔 다들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턱없이 적게 마련이라 몸이 찌뿌듯해지는데, 이럴 땐
역시 산이 최고라 보온병에 내린 커피 담고 댕겨왔다. 한동안 맹위를 떨치던 올겨울 추위도
슬슬 수그러드는 기미를 보이며 낮기온은 영하와 영상을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휴일 낮이라 등산객이 제법 많았는데, 연휴가 아직 하루 더 남아 여유들이 있는 겐지,
아니면 먹고 뒹굴다 와서 그런지 빠르게 오르는 이들은 별로 없고 천천히 오르내리고들
있었다. 등산로에 들어서기 전부터 푸른 하늘에 구름이 떠더니는 게 겨울이라기보다는
초가을 창공을 보는 기분이었다.
중턱을 지나 정상을 10여 분 남겨둔 능선에서 겨울 나무들 사이로 바라보는 하늘 풍경이
볼만 했다. 가지를 훤히, 자세하게 드러내는 겨울나무들만이 선사하는 풍경이다. 구름이야
다른 계절에도 두둥실 떠다니지만, 이파리들이 채우고 있는 다른 계절들엔 이렇게 시원한
그림이 안 나온다. 나무들이 가리거나, 아예 탁 트여 심심한 하늘을 보여줄 뿐이다.
등산로에서 조금 떨어진 윗쪽의 전망 좋은 곳에 앉아 잠시 쉬며 숨을 고르던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충분히 쉬었는지 정상으로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마침 그들이 앉았던 자리는
나무들 사이로 조금 패였던 곳인데, 그들이 일어서자 주위 나무들과 키를 맞춰 좋은 그림을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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