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가 두 개네
Posted 2013. 2. 14.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두란노에서 나온 새 책이 사무실에 와 훑어봤다. 요즘 제일 인기가 있는 마커스란 찬양팀의 지도목사로 있는 이가 쓴 메시지와 이야기를 묶은 책이었다. 제목도 특이했지만, 띠지 대신 다른 스타일의 표지를 하나 더 만들어 겉장으로 입혀 놓았는데, 양장본에나 쓰는 이런 방식에 대해 독자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릴 듯 싶다.
250면 정도 되는 책에 정가를 만원만 붙였는데, 두란노는 대형 출판사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했다. 다른 데서 이 정도 두께의 책을 만든다면 2-3천원은 더 받았을 것이다. 제목에 맞춰 재생용지를 쓴 것도 보기 좋았다. 보통의 신국판 단행본 사이즈보다 가로는 조금 작고, 세로는 2cm 정도 줄여 약간 핸디한 느낌을 주는 변형판인데, 요즘 이 출판사에서 이 크기로 몇 권 실험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지만 몇 가지 거슬리는 부분도 눈에 띄는데, 책을 잘 안 읽는 요즘 세대 독자들이 읽게 하려는 노력인지, 아니면 원고량이 조금 모자라서인지 면당 행수를 20행으로 대폭 줄였는데, 이건 조금 너무한 것 같다. 세로 사이즈를 줄였기 때문에 행수가 줄어드는 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20행은 아니다. 행수를 줄이고 행간을 넓혀 놓으면 보기는 좋을지 몰라도 아무래도 조금 싸 보인다.
또 하나. 한 줄이면 충분해 보이는 소제목을 세 줄로 늘어뜨리고, 위 아래로 한 행씩 띄어 이 부분이 휑한 느낌을 주는 것도 아쉬웠다. 전에는 일률적으로 위만 한 칸 띄우고 아래는 분문에 붙여 쓰던 소제목 스타일에 매거진 기법을 도입해 다양하고 개성 있게 변화를 주려는 출판사들의 노력은 바람직해 보이지만, 종종 이렇게 쓸데없는 인심을 팍팍 쓰면 오히려 책의 진중한 맛과 멋에 상처를 주기 쉽다.
디자인에 신경쓰느라 챕터 사이에 간지를 둔 것도 역시 페이지 수를 쓸데없이 늘리는 데 일조(?)했는데, 낭비까지는 아니어도 과잉의 느낌을 준다. 이러다 보면 아무래도 페이지 수도 늘어나고, 그만큼 종이를 더 쓰게 되면서 원가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그래도 저력 있는 출판사답게 행수를 줄이는 대신 글줄길이(가로)를 1cm 정도 늘여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를 선보이면서 그나마 최악은 면한 듯 싶다. 정작 중요한 책 내용은 그저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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