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국밥
Posted 2024. 4.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두어 주 전에 주일예배 후 교회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쇠고기 국밥이 나왔다. 보통은 국에 반찬 한두 개와 김치인데, 가끔 카레라이스 같은 일품메뉴가 나온다. 큰 대접에 밥을 각자 담으면 삶은 당면을 올리고 국물과 건더기를 퍼 담아 주었다. 양지 찢은 쇠고기가 듬뿍 들어있었고. 대파와 무가 넉넉히 들어간 국은 오래 끓인듯 국물이 시원하기 그지없었다.
요즘 점심 메뉴에 이런 게 나오는 교회가 얼마나 될까? 뿌리 깊은 80년 된 교회인데다, 중부시장과 광장시장을 지척에 둔 교회인지라 가능하겠다 싶었다. 또 얼추 2-3백명 정도로 많지도 적지도 않은 사람이 먹는지라 준비하기도 적당해 이런 메뉴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장 보고, 재료 다듬고, 푹 끓여내 먹이는 수고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하여튼, 내가 먹어본 쇠고기국밥(12/9/15) 가운데 몇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다. 주일 점심으로 먹기엔 약간 황송한 맛으로, 이런 밥을 값없이 먹을 수 있는 교회에 다니는 게 행복할 정도였다. 뭐든, 어디든 곡간에서 인심이 나는 법인데, 점심 하나 만큼은 어디 내놔도 부럽지 않은 교회라면, 너무 치켜세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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