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두 개
Posted 2020. 1.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사람의 심성이 만들거나 새긴 형상을 기리고 섬기면서 우상시하기 쉬워선지 개신교인들은 그 흔한 십자가 형상마저 사양하고 스쳐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선지 멋진 십자가, 잘 만든 십자가는 가톨릭 성당 같은 문화유적에서나 보게 되고, 개신교회당이나 교인들 집에서는 잘 못 보게 된다. 그래도 과유불급은 곤란해도 간혹 멋진 십자가를 보게 되면 발걸음이 절로 멈춰지면서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
두어 주 전 그 친구들 모임이 열린 용주 형네 식탁 옆에서 본 아시시의 십자가는 투박한 나무로 각지게 만들었는데, 성화로 채운 배경과 함께 특별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가 너무 평화로워 보이기도 했지만, 그 옆에 앉거나 서서 바라보노라면 이런저런 상념들 속에 어느새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 그 옆엔 아랍어로 된 십계명 접시가 있었는데, 저 꼬부랑 문양이 칼리그라피라니 마냥 신기해 보였다. 둘 다 예술적이다.
이 집 벽엔 또 다른 십자가가 걸려 있었는데, 이건 많이 익숙했다. 웹툰 풍으로 좌우 높이를 달리하고 아랫쪽을 길고 넓게 만들어 서양식에 비해 훨씬 단출하고 소박해 정겨워 보였다. 양 옆에 있어야 할 두 강도의 십자가를 하단에 살짝 새겨 놓은 것도 흥미로웠다. 우리집에도 십자가가 하나 있는데, 남아공에서 사 온 거다(9/8/11). 꽃문양은 티백(teabag)에 칠한 건데, 요즘은 거실 스위치 옆에 붇여놓았다. 도드라지지 않아 평소엔 잘 의식되진 않고, 가끔 바라보는 만든다.
'I'm wandering > Joy of Discov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9호선 (0) | 2020.01.30 |
---|---|
소파 테이블 (0) | 2020.01.21 |
깜찍한 경고(Smart Warning) (0) | 2019.12.27 |
Roundabout 회전교차로 (2) | 2019.12.21 |
편지 (0) | 2019.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