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마리 콩국수와 비빔국수
Posted 2013. 6.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열무국수와 함께 여름 국수의 자웅을 겨루는 게 비빔국수와 콩국수다. 죽여주는 동치미 국수나 끝내주게 매콤한 비빔냉면이나 막 먹어대는 막국수도 좋지만, 편하게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비빔국수와 콩국수가 있어 더운 여름이 그래도 조금 견딜 만한 것 같다. 하긴 이 국수들은 꼭 여름철에만 먹는 게 아니라 사시사철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대중적인 음식이지만, 한여름에 맛보는 즐거움은 특별하다.
비빔국수 생각이 나면 가는 집은 우리 동네에 있는 돌마리인데, 광주에서 하남 오는 국도변에 있는 집이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주종으로 하고 왕만두만 팔더니 최근엔 부대찌게와 검은콩국수를 추가했다. 나는 비빔국수 곱배기, 로즈마리는 콩국수를 시켰다. 국수맛도 좋지만 이 집을 즐겨찾는 이유 중 하나는 무한 리필되는 뜨거운 육수맛 때문이다. 맛도 좋고 간도 괜찮아 후-후- 불어가며 서너 잔은 기본으로 마셔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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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컬러 푸드 시대가 되면서 두유도 검은콩을 쓰고, 온통 검은콩 전성시대가 됐다. 내가 시킨 건 아니지만, 조금 덜어줘서 맛을 봤는데, 콩국수 국물이 묽지 않고 조금 된 듯한 게 나쁘지 않았다. 수저로 몇 숟가락 떠 먹어보니 씹히는 게 있는 게 견과류를 갈아 넣은 모양이었다. 7천원을 받는데, 나는 6천원 받는 비빔국수 곱배기에 충실할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집 비빔국수는 아주 맵지 않으면서도 입맛을 다시게 하면서 젓가락질을 부지런히 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아주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많고 많은 국수집들 가운데 이 집을 종종 오게 만드는 건 역시 맛이다.
곱배기를 시켜도 국수는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한여름 빙수 없어지듯 거의 순식간에 바닥을 보이는데, 양파 썬 것들이 바닥에 많이 갈아앉아 있는 게 눈에 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면 양파 대신 양배추 채 썬 것을 듬뿍 넣어도 좋을 맛이다. 주전자에 남은 아직 뜨거운 육수 한 컵을 마셔주면 며칠 동안은 국수 생각을 참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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