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본능
Posted 2011. 7. 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I'm traveling > KOSTA US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미나 국후담 (4) | 2011.07.12 |
---|---|
창가에 서 보세요 (4) | 2011.07.10 |
휘튼대학에서 보낸 사흘 (9) | 2011.07.07 |
시카고에 다녀옵니다 (4) | 2011.06.29 |
코스타 예약 (6) | 2011.03.22 |
세미나 국후담 (4) | 2011.07.12 |
---|---|
창가에 서 보세요 (4) | 2011.07.10 |
휘튼대학에서 보낸 사흘 (9) | 2011.07.07 |
시카고에 다녀옵니다 (4) | 2011.06.29 |
코스타 예약 (6) | 2011.03.22 |
시카고에서 닷새를 보내고 주일 오후 기차(Metra)로 휘튼대학이 있는 컬리지 애비뉴 역에 내렸다. 50분 걸리고, 편도 요금은 4.50달러. 고풍스런 랜드마크가 맞아준다. 반갑소, 휘튼!
강사들은 에반스 홀에서 지내는데, 320호를 배정받아 가보니 이런! 독방이다. 룰루랄라, 얼쑤! 대개는 2인실을 쓰는데, 무슨 영문인진 몰라도 닷새 동안 혼자 쓰게 됐으니 일단 마음과 몸이 편하다. Thanks, KOSTA!
월요일 오후, 참가자들의 등록이 한창이다. 등록이 끝나면 이 장소는 부스와 서점이 되는데, 10년 전 복상을 들고 와서 정기구독을 받던 생각이 났다. 그땐 체육관이어서 냉방도 안돼 땀을 무지 흘렸었지.
속속 아는 사람들을 만나 반가운 해후를 한다. 강준민, 김요한, 김태평 목사 등과 황병구, 양희송, 윤환철 형제 등을 만났다. 스탭과 자봉으로 섬기는 형제자매들도 꽤 많이 얼굴을 알아본다. 작년에도 왔고 이번으로 일곱 번째니 적게 온 건 아닌 것 같다.
화요일 오전 세션 마지막에 10분간 책 소개를 했다. <사랑의 짐> <희열의 공동체> <터닝 포인트>를 준비한 PPT 파일과 함께 무난하게 소개했다. 김동민 총무에게 건네받은 리모콘이 앞으로 잘 넘어가지 않아 약간 당황한 것만 빼곤.^^
오후엔 80분짜리 세미나 두 개를 연속으로 했다. <Must Read 3 Giants: John Stott, Eugene Peterson, Philip Yancey>인데 제목에 낚여 온 이들도 있는 듯 학교 당국의 요청으로 25명 제한의 강의실이 두 번 다 거의 찼다. 첫 테이프를 무난하게 끊으니 조금 시원하다. 하여간, 왜 이눔의 원고나 강의는 늘 막판 스퍼트 기질이 고쳐지지 않는 걸까?
휘튼의 하늘은 더할나위 없이 맑은데, 맥북이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바람에 고전하다가 옆방의 병구 형베 맥북을 잠시 빌려 밀린 소식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내일 이후 인천에 닿는 토요일까지 정상적인 포스팅이 혹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창가에 서 보세요 (4) | 2011.07.10 |
---|---|
한식본능 (10) | 2011.07.08 |
시카고에 다녀옵니다 (4) | 2011.06.29 |
코스타 예약 (6) | 2011.03.22 |
얀 스티카의 "십자가 현장"(The Crucifixion) (0) | 2010.07.25 |
우리가 딛고 올라서야 할 네 사람 (2) | 2011.08.14 |
---|---|
잃어버린 줄 알았던 책 (6) | 2011.08.10 |
힘드네, 괜히 했나 (4) | 2011.06.30 |
북카페 사랑플러스 (4) | 2011.06.22 |
2011 미국KOSTA 추천도서 (2) | 2011.06.19 |
우중산행 071611 (6) | 2011.07.17 |
---|---|
하고 싶었던 일 (2) | 2011.07.11 |
산에서 읽는 기호 (2) | 2011.06.28 |
유명4색 (2) | 2011.06.26 |
뙤약볕 작업 (2) | 2011.06.24 |
점심은 금요일 저녁에 대기시간이 길어 놓쳤던 피자집 지오다노스(Giordano's)를 다시 찾아 갔다. 우노(Uno)와 함께 시카고에서 제일 맛있다는 평을 듣는 이 집 피자를 꼭 먹어볼 요량으로 40여 분을 기다린 끝에 자리에 앉아 딥 디쉬(Deep dish) 피자, 라비올라, 그리스 스타일 샐러드, 아이스티를 시켰다.
시카고 스타일 피자는 일단 두께부터 압도적이었는데, 우리가 보통 먹는 피자의 두세 배는 됐다. 제일 작은 10인치 짜리를 시켰는데도 치즈가 정말 많이 들어갔고, 속이 풍성해 두 쪽을 겨우 먹었다(자세한 시식기는 코스타 마치고 귀국해 쓰겠다). 주일 오후부터는 휘튼에 있게 된다.
Chicago Tin Man (4) | 2011.07.14 |
---|---|
Street Artists (2) | 2011.07.13 |
미술관과 공원을 걷다 (2) | 2011.07.03 |
해인과 폴모가 합류하다 (4) | 2011.07.02 |
시카고에서 처음 먹은 것은 (6) | 2011.07.01 |
뉴질랜드에서 온 해인과 폴모가 함께하게 되면서 어제는 2시 넘어 눈을 붙였지만 7시에 일어나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다시 공항으로 가서 다운타운 가는 지하철을 탔다. 둘은 시카고의 유명 관광 포인트 가운데 다섯군데를 입장할 수 있는 Big 5 티켓을 끊어 저녁식사 때 만나기로 하고 따로 움직였다.
처음 간 곳은 십년 전에 가본 적이 있는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 10시 반에 문을 열어 15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들어갔다. $18. 샤갈 작품으로 스테인드 글라스를 만든 것 등을 특별전으로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2시간 반 정도 봤더니 눈은 호사를 누리지만 다리가 무거워져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왔다.
미술관 바로 뒤가 그랜트 공원(Grant Park)인데, 마침 시카고 음식축제(Taste of Chicago)를 하고 있었다. 넓다란 공원에 각종 음식 부스가 수백 개는 더 되는 것 같고, 시민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흥겨운 장터 분위기다. 한 시간 반 정도 구경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랜트 공원은 미시간 호수로 이어지는데, 5대호 가운데 하나인 바닷가 같은 호수엔 하얀 요트들이 수도 없이 정박되어 있었다. 시카고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었다.
TV 일기예보로는 낮기온이 33도에 이른다고 했지만, 어젯밤에도 비가 오는 등 예보가 빗나가 걷기에 딱 좋았다. 네이비 피어(Navy Pier)를 둘러본 후 저녁식사 약속 장소인 시카고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미시간 가(Michigan Avenue)의 옷가게 몇 곳을 둘러봤다.
시카고에서 가장 유명한 피자집 중 하나를 찾았는데,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길래 차선책으로 멕시칸 음식집으로 옮겼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선착장으로 걸어가 7시 반부터 한 시간 반 동안 하는 Sunset Cruise를 즐겼다. 유명한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이 탁 트인 호수와 저녁에 부는 바람과 함께 모두를 시원하게 만들어 $25 값어치를 톡톡히 했다.
Street Artists (2) | 2011.07.13 |
---|---|
오리지날 시카고 피자를 맛보다 (22) | 2011.07.04 |
해인과 폴모가 합류하다 (4) | 2011.07.02 |
시카고에서 처음 먹은 것은 (6) | 2011.07.01 |
The Woman's Remote (2) | 2010.07.27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카고에서 해인을 만났다. g와 이름이 같은 그는 79년생으로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사는데, 그와의 인연으로 작년 11월에 뉴질랜드를 밟을 수 있었다. 작년에 이어 미국 코스타의 속살을 경험하기 위해 길게 휴가를 내고 꽤 많은 비용을 들여 왔다.
오클랜드에서 시드니-LA를 거쳐 시카고에 도착한 그와 동행한 폴모(84년생으로 성이 모고 이름이 폴이다)를 공항에서 만나 숙소에 짐을 풀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후 늦게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어제 봐두었던 근사한 Devon Seafood Grill에서 점심 겸 저녁을 먹고 IT를 전공하고 뉴질랜드 경찰로 일하고 있는 폴모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애플에서 아이패드2를 구입했다(구입기는 따로 올리겠다).
시카고 강과 미시간 호수를 90분간 유람하며 시카고의 멋진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는 Sunset Cruise를 티켓까지 샀는데, 이런! 빗방울이 얼굴에 떨어지기 시작한다. 고민하다가 내일 다시 오기로 하고 표를 환불했다.
밀레니엄 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음악 콘서트를 잠시 감상하고 다운타운을 걷는데, 비가 세차게 몰아치기 시작한다. 길거리에서 잠시 비를 피하다가 가까운 지하철까지 뛰어갔는데, 온몸에 쫄딱 비를 맞았다. 얼마만에 흠뻑 비를 맞아봤는지. 그러고보니 스무 살, 스물 다섯이나 어린 친구들과 며칠간 동행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됐다. 해인이 미시간 호수와 시카고강이 연결되는 지점에서 인증샷을 찍어줬다.
오리지날 시카고 피자를 맛보다 (22) | 2011.07.04 |
---|---|
미술관과 공원을 걷다 (2) | 2011.07.03 |
시카고에서 처음 먹은 것은 (6) | 2011.07.01 |
The Woman's Remote (2) | 2010.07.27 |
MOCA (2) | 2010.07.21 |
비가 억수로 내리는 가운데 수요일 새벽 집을 나서 버스-지하철-공항철도로 2시간 40분쯤 걸려 공항에 도착해 OZ236편으로 시카고 오헤어공항에 다시 수요일 아침 10시(한국은 자정)에 발을 디뎠다. 딱 1년 만이군.
공항 근처 모텔에 셔틀밴을 타고 가서 샤워를 하고 다시 공항으로 가서 교통카드 격인 CTA 3일권을 $14에 구입하고 지하철로 시내로 들어갔다. 공항에서 블루라인으로 잭슨역으로 가서 레드라인으로 갈아타고 시카고역에 내리면 다운타운의 중심부인 미시간로로 바로 연결되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건축의 도시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은 여전히 쨍쨍하다. 처음 눈에 띈 건 100층이 넘는 존 행콕과 80층이 넘는 워터타워. 여행안내센터에서 브로셔를 몇 개 얻고 가볍게 걸으면서 시카고에 오면 늘 들리는 Columbia의 등산의류, J. Jill의 여성복, Apple에서 아이패드, Crate & Barrel의 그릇과 가정용품들을 두 시간쯤 눈으로 즐기는데, 살짝 배가 고파왔다.
혼자 분위기 좋아보이는 레스토랑에 가긴 뭐하고, 이럴 땐 역 바로 앞에 있는 맥도날드가 딱이다. 차 안에서 주문할 수도 있고, 실내 매장도 있고, 야외 테이블도 꽤 컸다. 빅맥과 감자 그리고 망고 스무디를 시키니 $8 정도. 맛, 맛있다. 분위기, 좋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공항에 와 밴을 보내 달라고 전화해 숙소에 도착하니, 7시. TV로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을 시청했다. 뎀스터와 린시컴이란 양팀 에이스의 투수전이 볼 만하다. 컵스엔 일본 선수들이 몇 있는데, 우익수 후쿠도메가 멋진 다이빙 캐치를 선보였다.
9회까지 1:1인데 9시가 넘으니 슬슬 졸립다. 반가운 현상이다. 지금 자기 시작해 몇 시간 자고 일어나면 몸이 여기 시간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그리곤 여섯 시간을 자고 일어나니 개운했다.
미술관과 공원을 걷다 (2) | 2011.07.03 |
---|---|
해인과 폴모가 합류하다 (4) | 2011.07.02 |
The Woman's Remote (2) | 2010.07.27 |
MOCA (2) | 2010.07.21 |
Crate & Barrel (6) | 2010.07.20 |
가끔 고생을 사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 꼭 그런 경우를 당하고 있다. 다음주에 있을 코스타 강의로 내가 좋아하고 영향을 받은 존 스토트, 유진 피터슨, 필립 얀시를 소개하려고 하는데, 전에 대강 읽었고 비교적 익숙한 저자들이지만 최소한 번역돼 나온 책은 다시 읽거나 훑어보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봄부터 사무실과 집에 있는 세 사람의 책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이 양반들, 참 많이도 썼다. 존 할아버지가 50여 권, 피터슨 목사도 30여 권, 얀시 기자도 스무 권이 넘는 책을 써 도합 백여 권에 이른다. 일부는 번역이 안 되긴 했어도 이 양반들 유명세에 거의 번역돼 나와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요즘은 강의를 말로만 아니라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하니까 책 표지부터 각종 정보와 자료들을 찾아 적절히 배열하다 보면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든다.
막바지 작업을 위해 지난 주말 사무실과 집에 있는 세 사람의 책을 모아보니 몇 권 빠졌는데도 바나나 박스 하나가 모자란다. 여기다가 사흘간 책 소개 시간에 다룰 10권을 넣으니 거의 두 박스가 되었다. 이러다가 괜히 변죽만 올리다 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논문을 쓰는 것도 아니고, 잘 못 하면 다음에 다시 잘 하면 되니까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내가 전달하려는 강조점과 핵심은 무엇이었는지, 70분 강의에 세 사람을 어떻게 안배해야 할지, 강의를 들으러 오는 친구들의 필요는 무엇일지를 다시 찬찬히 그려 본다. 에이, 모르겠다.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그냥 하자.
잃어버린 줄 알았던 책 (6) | 2011.08.10 |
---|---|
기억하고 기록하기 (4) | 2011.07.06 |
북카페 사랑플러스 (4) | 2011.06.22 |
2011 미국KOSTA 추천도서 (2) | 2011.06.19 |
서울국제도서전 (4) | 2011.06.16 |
휘튼 대학에서 다음주에 있을 코스타에 참가하기 위해 오늘 아침 11시 비행기로 시카고에 다녀옵니다. 열흘간 있다가 다음주 토요일 저녁에 돌아올 예정입니다.
작년의 경험으로 볼 때, 미국도 인터넷 환경이 많이 좋아져서 머무는 동안 간단한 업데이트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휘튼에서는 20달러의 사용료를 내는데, 정말 인터넷 빠르기와 요금은 우리나라만한 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도착하는 대로 시카고 풍경을 스케치하고 싶지만, 현지 사정이 어떨지 몰라 며칠치 포스팅은 예약을 걸어놨습니다.^^
2-30명 정도가 들어오는 70분 세미나 두 개를 화요일 오후 두 타임,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에 한 타임씩 각각 두 번 하고, 화수목 사흘간 오전 세션 마지막 타임에 10분씩 책소개를 하게 됩니다. 준비한 것들을 버벅거리지 않고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QTzine은 8월호 편집 기간인데 주요 원고들은 보고 가고, 디자인된 글들은 메일로 jpg 파일을 받아 간단한 수정사항을 다시 편집부에 메일로 보내는 약간 원시적인 방식을 취하게 됩니다. 귀국후 월요일 오전에 모니터 교정을 함께 보기로 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편집부 직원들도 이럴 때 자기들끼리 신나게 잘해 낼 것입니다. 가끔 보고들 있지?!^^).
상반기 마무리와 하반기 시작을 일상을 벗어나 딴 데서 맞게 되는 묘한 느낌이 있습니다. 가벼운 긴장과 그 비슷한 설렘 같은 거 말입니다. 장마철이지만 독자 여러분에게도 매일 새로운 그날의 은혜가 함께하시길 빌며, 잘 다녀오겠습니다.
한식본능 (10) | 2011.07.08 |
---|---|
휘튼대학에서 보낸 사흘 (9) | 2011.07.07 |
코스타 예약 (6) | 2011.03.22 |
얀 스티카의 "십자가 현장"(The Crucifixion) (0) | 2010.07.25 |
꼬리가 무척 긴 화물열차와 Metra (0) | 2010.07.24 |
보였겠지만, 계속 올라가란 의미의 화살표로 읽혔다.
키가 크고 높이 자란 나뭇가지가 힘을 못이겨 꺾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넝쿨들 가운데는 아예
이렇게 제멋대로 방향을 잡는 녀석들이 있다.
이 친구들을 만나면 일단 멈칫 제자리에 서거나 옆으로 잠시 피해야 한다. 앞만 보고
바삐 오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숨을 돌리면서 땀도 닦고, 물
한 모금 축이면서 허리띠도 다시 올려주고, 무엇보다도 거리나 방향을 가늠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고 싶었던 일 (2) | 2011.07.11 |
---|---|
산을 즐기는 다른 방법 (2) | 2011.07.05 |
유명4색 (2) | 2011.06.26 |
뙤약볕 작업 (2) | 2011.06.24 |
유명산에 오르다 (2) | 2011.06.23 |
나들목교회는 주일예배에서 한 달 또는 두 달 단위로 말씀 시리즈를 개설하는데,
6월 한 달 간은 <평화를 일구는 그리스도인>이란 큰 주제 아래 외부 강사들을 초대했다.
어제 마지막 주일엔 한완상 장로가 <한반도의 평화를 일구는 사람들>에 대해 말씀을 전했다.
한 장로는 사회학자로 서울대 교수, 통일부총리, 적십자 총재 등을 역임한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지식인이다. 1987년 초교파 평신도교회인 새길교회(saegilchurch.or.kr)를 창립해
설교자로 섬겨왔다. 손봉호 장로가 1976년 서울영동교회, 1991년 한영교회 등 교단 안에서
새로운 교회들을 개척하면서 평신도 리더십을 발휘하고 설교자로 봉사해 온 것과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
확실한 근거도 없어보이는 '강단권'이란 신조어로 주구장창 담임목사의, 담임목사에 의한,
담임목사를 위한 평생설교보장권을 휘둘러 온 교회가 대부분인 가운데 주일 낮예배 설교를
외부 강사에 맡기는 교회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좋은 명분과
적절한 기회를 만들어 종종 주일예배 설교를 외부 강사에게 맡기는 것은 담임목사 자신에게나
교인들에게나 나쁘지 않다.
작년까지 다녔던 한영교회도 비교적 외부 강사가 많았는데, 한두 달에 한 번은 손 장로가
설교하곤 했다. 목사가 아닌 평신도의 설교는 그 자체로도 신선하거니와 학문적, 신앙적
전문성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분이어서 배우는 게 많았고, 회중도 은근히 기대하곤 했었다.
그러고 보면 한완상 장로와 손봉호 장로는 지나치게 목회자 중심적인 한국 교회 상황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이들이었다. 복음주의권에서는 손 장로와 더불어 돌아가신 김인수
장로와 윤종하 장로 정도가 그 희박하고 인색한 주일 설교 허락권(?)을 얻었던 인물들이었다.
한 장로는 네 가지 소주제 아래 역사와 현실 그리고 성경을 종횡무진 왔다갔다 하면서
매우 설득력 있게 자신의 논지를 전개했다. 한 장로의 메시지를 두 번째 듣는 iami와 처음
듣는 로즈마리는 홀딱 빠졌다.
1. 왜 그리스도인들은 평화 만들기에 헌신해야 하는가?
2. 왜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평화 만들기에 헌신해야 하는가?
3. 왜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평화 만들기에 관심이 없고 걸림돌이 되고 있는가?
4. 예수님과 바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비교적 진보 진영으로 알려져 있지만, 복음주의자들이 듣기에도 하등의 손색 없는 내공을
쌓고 있었다. 최근 십여 년 사이에 진보와 보수의 벽이 많이 무너지고 유연해졌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한 장로의 메시지에서 내가 특히 주목한 것은, 그리스도인이 사적 영성(private spirituality)만
아니라 공적 영성(public spirituality)에서도 성장해야 한다는 대목이었다. 예수님의 공생애
첫 메시지도 그렇거니와 실상 주기도문도 공적 영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해석은 신선했다,
또 작금의 한국 교회를 냉전 근본주의와 기독교 근본주의의 기괴한 결합으로 바라보는
그의 혜안은 곱씹어 볼만 했다. 하나님에 대한 체계적인 교리만 갖고 있는 근본주의 신앙은
잘못된 신앙이라는 그의 지적은 뼈아팠다.
평신도 설교가 한완상과 손봉호가 미세하게 갈리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 다 공적 영성을 강조하지만, 손 장로가 절제를 중싱으로 하는 개인윤리에
방점을 찍는 반면, 한 장로는 사회윤리 쪽에 가까운 입장을 취한다. 철학과 사회학, 보수와 진보라는
두 사람의 배경이 낳은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사람 모두 여러 정권의 러브콜을 받은 대표적인 지식인이지만, 손 장로는 끝까지 그런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한 장로는 참여하면서 변화를 모색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한 대목이다.
이건 정오,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소신과 방법론의 차이일 뿐이다.
산을 즐기는 다른 방법 (2) | 2011.07.05 |
---|---|
산에서 읽는 기호 (2) | 2011.06.28 |
뙤약볕 작업 (2) | 2011.06.24 |
유명산에 오르다 (2) | 2011.06.23 |
소구니산에 오르다 (2) | 2011.06.21 |
서울도서전에서 책은 한 권만 사고, 세련된 컬러와 디자인의 필기구 정리함(tidy)을 샀다. 열린책들 부스에서 미메시스(mimesis)란 브랜드로 노트, 수첩과 함께 전시하고 있었는데, 리듬감 있는 독특한 디자인과 컬러가 눈에 확 들어왔다.
본체도 맘에 들었지만, 박스도 단단한데다 디자인이 수준급이어서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2만5천원 짜리를 반값에 팔아 냉큼 두 개를 사서 집과 사무실에 하나씩 두었다.
크기는 W300×H100×D94이고, 재질은 가벼운 ABS. 색상은 오렌지 블랙 외에 흰색과, 에코그린 세 종류. 필기구 정리함이지만, 아무것도 꽂지 않고 그냥 책상에나 책꽂이에 올려놔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알렉산드로 멘디니는 이탈리아 디자이너로 스와치, 까르디에, 에르메스 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뭐, 그런 건 딱히 관심 없지만, 이 제품의 수려한 디자인은 알아줄 만 했다.
근데, 만약 할인을 안 하거나 조금만 했다면 이걸 샀을까? 두어 차례 왔다 갔다 하면서 고민 좀 했겠지만, 아마 2만원 정도까진 구매욕을 자극했을 것 같다. 2만5천원은 조금 거품이 낀 거고, 반값 1만2천5백원은 괜찮은 가격이었다.
큰비에 하루 쉬기로 (2) | 2011.07.27 |
---|---|
어라, 아무도 없네 (4) | 2011.07.09 |
이것 저것 그것 전시회 (6) | 2011.06.10 |
카페 드 모임 (2) | 2011.05.31 |
챔피언 바르셀로나 (3) | 2011.05.30 |
산에서 읽는 기호 (2) | 2011.06.28 |
---|---|
유명4색 (2) | 2011.06.26 |
유명산에 오르다 (2) | 2011.06.23 |
소구니산에 오르다 (2) | 2011.06.21 |
뿌리 십자가 (2) | 2011.06.17 |
처음 오는 산의 정상에 서는 일은 즐겁다. 평소 안 쳐다보던 하늘도
괜시리 한 번 봐주고, 앉아서 쉴만한 공간을 찾아본다. 다 좋은데, 문제는
단체로 온 이들이 왁자지껄 박장대소 하면서 음식과 술을 펼쳐놓는다는 것.
휴식을 취하기엔 다소 소란스러워 되돌아오다 어느 나무밑에 자리를
깔고 기대 앉아 책을 편다. 평소보다 집중이 되어선지 잘 읽힌다.
유진 피터슨의 1987년작 <균형있는 목회자 Working the Angels>를
두 챕터쯤 읽고 내려왔다.
요즘 피터슨의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만약 2, 30년 전에 그의 책에
심취했다면 목사가 되겠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생전 처음
들었다. 내가 그 동안 목회 또는 목회자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이나
편견들이 끼친 악영향에 세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유명4색 (2) | 2011.06.26 |
---|---|
뙤약볕 작업 (2) | 2011.06.24 |
소구니산에 오르다 (2) | 2011.06.21 |
뿌리 십자가 (2) | 2011.06.17 |
흰구름산에 오르다 (2) | 2011.06.13 |
강남역 뒷편에 있는 사랑의교회 맞은편 강남오피스텔 건물 1층에 사랑플러스란 북카페가 있는데, 출판사와 총판업을 함께 하는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운영하는 사랑의교회 부속 서점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있고, 큰 교회 바로 앞에 있어 찾는이들이 꽤 된다.
안으로 들어서면 잘 정돈된 서가에 주제별 그리고 저자별로 반듯하게 정리돼 있어 책을 구경하고 고르기 쉽게 되어 있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 근처에 약속 있을 때 종종 들리게 된다.
회원에 가입하면 10% 정도의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고, 영서 가격도 무난한 편이다. 북카페라지만, 앉아서 여유 있게 책을 볼 수 있는 정도는 아니고 커피를 들고 책을 고를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2층은 CCM 음반 코너인데, 한가쳐서 책을 들고 올라갈 수도 있다.
이 서점의 대표 공간은 이 교회를 세운 옥한흠 목사와 그의 뒤를 이어 지금 담임하고 있는 오정현 목사의 책들과 설교 테이프들을 모아 놓은 코너다. 교회 서점이니까 당연히 관계자 코너를 둘 만한데, 두 사람 모두 여러 권의 책을 쓰고 설교를 많이 해 제법 규모가 있다. 원로와 담임목사에게 비슷한 공간이 할애돼 있어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저명한 저자들, 그러니까 존 스토트, 유진 피터슨, 필립 얀시, 폴 투르니에, 강준민, 이동원 등은 별도의 회전 트랙에 대표작들을 꽂아두었고, 원서도 일부 구비하고 있어 유용하다. 같은 저자의 책을 영서와 번역서로 함께 꺼내볼 수 있는 건 책벌레들에겐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서점의 좋은 점 또 하나는 영서 코너가 있어 신간과 잘 나가는 영서들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는 이 건물 10층에 기독교 원서를 수입해 신학대학원 도서관 등에 납품하는 영서 수입업체가 있었는데, 거기서 공급받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덕분에 광화문에 있는 생명의말씀사 서점 같은 영서 전문점에 안 가도 작은 규모긴 해도 아쉬운 대로 필요한 책들을 구경할 수 있어 종종 나들이를 하게 된다. 분당에 있는 지구촌교회도 두란노서원이 이 비슷하게 운영하는데, 대형교회들이 갖는 유리한 점 같다.
교회가 도서관이 아닌 상업 서점을 운영하는 문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서점 경기가 바닥인데, 대형교회들은 그 많은 교인들 갖고 땅 짚고 헤엄친다는 시각부터, 자기 교회에 맞는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의미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을 수 있겠다.
교회 건물과 공간을 신축할 때 이들 대형교회는 일종의 역할 모델이 되는데, 그런 점에서 서점은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는 데 한 표를 던지는 게 내 나이브한 생각이다.
기억하고 기록하기 (4) | 2011.07.06 |
---|---|
힘드네, 괜히 했나 (4) | 2011.06.30 |
2011 미국KOSTA 추천도서 (2) | 2011.06.19 |
서울국제도서전 (4) | 2011.06.16 |
복음과상황 20주년 (4) | 2011.06.06 |
나는 토요일 아침 산행을 택했고, 이 사람은 도로 싸이클을 택했다. 나는 혼자 나무와
바람을 벗삼아 길을 나섰고, 이 이도 홀로 자전거 바퀴에 의지해 길을 달린다. 나는 좀 높게
갔다 올 수 있고, 이 이는 좀 길게 갔다 올 수 있을 것이다.
도로를 건너 유명산 산자락에 접어들어 두어 번 오르막을 오르니 헬기장이 나오면서
시야가 탁 트인다. 아침 시간이기도 했지만, 오르내리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이쪽 코스는
등산객이 적은 것 같다. 아무래도 유명산이 이름과 달리 그리 유명하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실없는 생각 따위를 해 본다.
등산객도 별로 없는데다가 그 흔한 표지 안내판 하나 서 있지 않아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궁금하던 차에 거의 땅바닥에 붙어 있는 고갯길 안내판을 겨우 찾았다. 방향만 있을 뿐 거리는
없다. 그건 네 할 몫이라는 냉정한 대접이다. 그나마 이거라도 있으니 안심이다.
조금 더 가니 드디어 제대로 된 안내판이 서 있다. 산행에서 정말 반가운 순간이다.
소구니산은 바로 앞이고, 유명산도 1.3km 밖에 안 남아 있으니 게까지 충분히 갔다올 수
있겠다.
도로변에서 정상까진 35분 정도 걸렸다. 800m나 되는 제법 높은 데 있는 소구니산
정상은 소박했다. 까만 묘비석 같은 정상비가 서 있고, 계속 가면 배너미 고개가 나온단다.
소구니란 이름에 얽힌 간단한 설명이나 안내가 있을 법한데 없었다.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랴, 계속 앞으로 가서 유명산에 오르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기로 했다.
뙤약볕 작업 (2) | 2011.06.24 |
---|---|
유명산에 오르다 (2) | 2011.06.23 |
뿌리 십자가 (2) | 2011.06.17 |
흰구름산에 오르다 (2) | 2011.06.13 |
지금까지의 스토리 (2) | 2011.06.12 |
재미 있는 공간 디자인 (2) | 2011.08.27 |
---|---|
아니, 이게 누구신가! (6) | 2011.08.16 |
맛있는 컵케이크 만드는 법 (2) | 2011.06.11 |
회오리 감자 (6) | 2011.06.01 |
송도국제도시 스카이라인 (2) | 2011.05.28 |
QTzine 7월호에 실은 글이다. 디자이너 자매에게 jpg 파일로 달랬더니 조금 큰 파일로 만들어 주었다. 불러오니 크게 떠서 읽는 데 지장이 없어 보인다. 앞으로도 이 코너는 이렇게 올려도 되겠다(잘 안 읽히는 경우엔 클릭해서 보면 잘 보인다).
미국 KOSTA는 7월 4일부터 4박5일간 두 곳에서 열리는데, 25세 이하는 펜실베니아 주 스크랜튼에서, 26세 이상은 시카고 근교 휘튼대학에서 열린다. 내가 가는 데는 휘튼대학이다. 석박사 과정 1,200명 정도의 참석이 예상된다. 다른 때는 오후 세미나 하나를 사흘간 했는데, 이번엔 세미나 두 개와 오전의 책 소개 시간을 맡았다.
힘드네, 괜히 했나 (4) | 2011.06.30 |
---|---|
북카페 사랑플러스 (4) | 2011.06.22 |
서울국제도서전 (4) | 2011.06.16 |
복음과상황 20주년 (4) | 2011.06.06 |
공저자가 되다 (2) | 2011.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