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에 오른 매미
Posted 2024. 8. 10. 00:00, Filed under: 카테고리 없음
두세 주 전부터 거실 전면 베란다 방충망에만 찾아오던 매미가 올해는 식탁 쪽 베란다 방충망에도 착 달라붙어 있다. 새벽에 일어났을 땐 공중에 있던 매미가 시간이 지나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하더니만, 끝내 예봉산 정상을 밟았다. 물론 실제 그런 건 아니고, 내가 아이폰을 위 아래로 옮겨가며 연출한 사진이다.^^
크게 울어대는 매미를 바라보다 보면 본의 아니게 종종 이런 장난을 치게 된다. 우리집을 찾는 매미들은 심성도 고와서 렌즈를 가까이; 들이대도 일 없다는 식으로 꼼짝않고 포즈를 취해 준다. 전에는 주차장에 서 있는 차 지붕(8/6/10)에 올라타는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무더위 속에 매미들이 나를 즐겁게 하려고 애를 쓰는 것 같다.
올해는 산에 다니기 시작한 후 역대급으로 산을 찾지 않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꾀가 나고, 소파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리모컨 놀이 등 다른 재미들 탓인데, 더위가 가시면 재개할 생각이지만, 이러다가 점점 산과는 담을 쌓게 되는 건 아니까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매미가 대신 올라 준 강 건너 동네 예봉산을 마지막으로 오른 지도 몇 년 됐다.